VistaLabs Weekly Market Recap (2024/11/27)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비트코인에 올인>
(위) 국민연금 해외주식투자 개요 (자료: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 대한민국의 국민연금기금(이하 “국민연금”)은 2024년 기준 약 1,140조 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대형 연기금 중 하나임.
- 이 중 약 390조 원이 투자 다변화의 일환으로 해외주식에 투자되고 있음. 여기서 투자라 함은, 국민연금이 직접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의 직접투자가 있고, 다양한 펀드 운용사들에게 위탁운용을 맡기는 방식의 간접투자가 있음.
- 국민연금에 따르면 해외주식 투자의 44%가 직접 운용되고 있으며, 투자 포트폴리오가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음. 단, 연도 말 기준 자산이 다음 해 3분기에 공시되므로 평가액을 비교하기엔 시간차가 꽤 큰 편임.
(위)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중 일부 (자료: SEC)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국민연금 공시 자료를 보면 미국 종목에 한하여 보다 시기적절한 포트폴리오 현황이 확인 가능함.
- 2024년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이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MSTR) 245,000주를 보유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주식 평가액은 약 4.1천만 달러(약 573억 원)임. 그러나 본 글을 작성하고 있는 현재(11월 27일) 가치로는 주당 380달러, 총 9.3천만 달러(1,300억 원)로 단기간 내 자산가치가 대폭 상승함.
-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AI 기반 비즈니스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사로서 주요 수익모델로는 제품의 라이선스 및 구독 서비스 판매가 있음. 그러나 MSTR의 고무적인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영업활동이 아닌 회사가 장기간 축적해온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임.
- MSTR은 2024년 3분기 기준 비트코인 252,220개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관이며, MSTR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현재 기준 235억 달러(약 32.9조 원)에 달함.
- 국내 기관의 비트코인 투자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최근 국민연금의 MSTR을 통한 비트코인 우회투자 논란이 일어났던 이유임.
※ 참고로 위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중 마이크로소프트는(3.48%) 해외주식 포트폴리오 중 애플(4.11%)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
※ 2024년 11월 27일 기준,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386,7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
(상) MSTR 월봉 / (하) 비트코인 월봉 (자료: investing.com, Binance)
- MSTR의 최근 2개월 가격 퍼포먼스는 경이로운 수준임. 10월부터 미국 대선 기대감으로 상승하기 시작했고, 11월 크립토 대통령 트럼프의 당선을 트리거로 엄청난 시세 분출이 일어남. 가격 급등 이후 현재 조정을 받고 있지만, 10월 초부터 11월 고점까지의 상승률은 200%를 상회.
- 반면 동기간 비트코인의 상승률은 58% 수준으로, 타 자산군 대비 월등한 수익률을 보인 것은 맞지만 비트코인을 재료로 상승한 MSTR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어 보임.
- 이 괴리의 원인을 알기 위해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운영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음.
※ 들어가기에 앞서 본문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대한 심사보고서가 아니며 MSTR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아님을 밝힘.
(위) 비트코인 전략에 대해 설명 중인 세일러 (자료: X Space)
- MSTR이 가격 급등으로 주목받자 최근 X Space(구 트위터, 오디오 방송)를 통해 마이클 세일러 회장의 인사이트를 듣는 자리가 마련되었음.
- MSTR 주식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이유가 세일러 프리미엄(회장은 인플루언서이기도 함)이 더해져서인가라는 한 패널의 질문에 세일러는 회사가 주주들에게 1.5배에서 2배의 레버리지 투자 효과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답함.
- 레버리지란 부채를 활용한 공격적인 투자 방식으로 성공했을 경우 투입된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물론 실패했을 경우 부채 상환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양날의 검이며,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아파트 영끌투자도 대표적인 레버리지 투자 중 하나임. 쉽게 말해 남의 돈 빌려 투자한다는 뜻.
(위) 레버리지 투자효과 예시
- 간단한 예시로, 자기자본 50억 원을 투입하고 회사채를 발행하여 50억 원을 추가 조달한 뒤 100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가정해 보겠음.
- 이후 부동산 가치가 150억 원으로 상승했다면, 상환해야 하는 부채는 변동이 없기에(이자비용은 제외) 자산의 상승분은 오롯이 나의 몫이 됨.
- 여기서 자산의 수익률은 +50%이지만 투입한 자기자본의 수익률은 +100%로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함.
-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위 설명과 동일한 형태로 비트코인을 축적하고 있는 중임.
(위) MSTR의 재무 구조 (자료: MSTR IR)
-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자칭 비트코인 자금 회사로 불리고 있음. MSTR만의 자금운용 방식 때문인데, 회사는 주식을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CB(전환사채)를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수하며, 영업수익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사 모으고 있음.
- 2024년 10월 29일 기준, 회사는 총 43억 달러를 전환사채를 통해 조달했고 거의 동등한 규모의 주식을 발행했으며, 약 8.4억 달러의 잉여현금을 비트코인 투자에 사용하였음.
- MSTR 주식 투자자들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회사가 부채를 활용해 투자를 단행함에 따라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게 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경우 배수가 적용된 주식 상승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됨.
(위) 건전하게 관리 중인 부채 (자료: MSTR IR)
- MSTR은 재무 건전성 유지에 나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보임. 회사는 2024년 3분기, 유상증자(보통주)를 통해 11억 달러를 조달하고 2028년 만기 전환사채 발행으로 10억 달러 추가 조달에 성공함.
- 동기간 2028년 만기 5억 달러 담보부사채를 조기 상환함으로써 연간 이자비용이 5.9천만 달러 → 3.5천만 달러로 감소함과 동시에 담보로 설정됐던 자산들이 해지됨.
- 회사에 따르면 보유 중인 비트코인은 모두 담보설정에서 자유로운 상태임.
(위) 비트코인 보유 수량 vs. 완전 희석 주식수 (자료: MSTR IR)
- 그렇다면 회사가 발행하는 전환사채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약속된 기간 동안 약속된 이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돈을 빌리는 회사채인데, 여기에 전환사채 투자자에게는 원금을 상환 받는 대신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부여됨.
- 즉, 전환사채 투자자는 평시에는 이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다가 회사의 기업가치가 상승할 경우 주식으로 전환하여 자본이득까지 취할 수 있어 매우 유리함.
- 반면 기존주주 입장에서는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주식 수가 증가함에 따라 지분율이 희석되어 지분가치 하락이 불가피함. 따라서 주식시장에서 전환사채 발행은 종종 악재로 인식되어 가격이 단기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음.
- MSTR은 이 문제에 대해, 완전 희석을 감안한 주식수의 증가 속도보다 비트코인 보유량이 더욱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주주가치는 훼손되지 않는다고 설명. 그리고 이것이 회사가 지닌 지능적(Intelligent) 레버리지 영향이라고 표현.
(위) 회사 본업은 영업손실 (자료: MSTR IR)
- 결국 MSTR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적으로 우상향만 해준다면 “지능적” 레버리지에 힘입어 비트코인과 상관관계가 아주 높은 차트를 그려나갈 것으로 보임.
- 그러나 이 회사가 영속하리란 법은 없으며 위험요소는 분명히 존재함.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입으로 인해 재무상태표 상 디지털 자산(42억 달러)은 총 자산(83억 달러)의 50%에 달함. 비트코인 의존도가 매우 높아진 상황임.
- 회사는 비트코인 현물 보유 전략만 고수하고 있으며, 다른 헷지 전략을 수립하지 않아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취약해져 있음.
- 따라서 비트코인 가격 하락 시 디지털 자산의 손상차손이 즉시 반영되며, 이는 곧 부채비율 증가로 이어져 재무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음.
- 자산가치가 하락할 경우 전환사채의 상환 압박도 증대하는데, 이를 조금이나마 완화시켜줄 수 있는 현금흐름이 턱없이 부족함. 회사의 본 영업활동인 AI 솔루션 사업은 2024년 3분기 -1.9천만 달러 영업 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하고 적자 전환하며 수익성에 의문이 생기는 시점임.
- 2024년 기관 중심의 비트코인 수요로 상승장이 찾아왔고, 그 중심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 공동창업자이자 회장인 마이클 세일러가 제시한 MSTR의 비트코인 자금 전략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여타 레버리지 상품들과 유사한 효과를 제공하는데 성공.
- 기존 수익모델이었던 AI 솔루션 사업이 가시적으로 성장하기 전까지 MSTR은 비트코인과 큰 흐름을 같이할 것으로 판단됨.
- MSTR의 비트코인 원칙 몇 가지를 공유하며 본 글을 마무리하겠음.
1. 비트코인을 안전하고 독점적으로 무기한 매수 및 보유한다.
2. MSTR 보통주의 장기적 가치창출을 최우선으로 한다.
3. 모든 투자자를 존중하며 일관성과 투명성을 갖추어 대한다.
4. 지능적 레버리지를 통해 MSTR이 비트코인 수익률을 상회하도록 구조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