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대해 어디까지 아니?
MSTR의 마법, 비트코인 매수만 하면 주가가 올라요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MSTR)'란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동시에 “얘네들은 도대체 어떻게 돈을 벌어서 계속 비트코인을 살 수 있는 걸까?” 혹은 “이렇게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어떻게 수익을 내고, 주가는 왜 계속 오르는 걸까?”라는 궁금증을 가져본 적도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본래 기업용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전통적인 IT 기업이었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비트코인을 핵심 자산으로 삼는 독특한 재무 전략을 펼치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전환을 이끈 인물은 공동 창업자이자 현 회장인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다. 그는 *전환사채와 신규 주식 발행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주가 부양을 노리는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일정 조건에 따라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 일반 채권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 가능하며, 투자자는 이자 수익과 주가 상승 시 자본이득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음.
MSTR의 자본조달 현황 (출처: MSTR IR자료)
- 올해 2월 4일 기준, 회사는 총 31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주식과 채권 발행, 사내 현금 등으로 조달.
- 비트코인을 핵심 자산으로 삼고, 이를 중심으로 자산 운용을 이어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음.
이 전략은 ‘반사적 루프(reflexive loop)’라는 개념으로 설명된다. 바로 비트코인 매입 → 자산 가치 상승 → 주가 상승 → 자금 조달(전환 사채, 신규 주식 발행 등) 용이 → 추가 매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이클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MSTR 주식은 사실상 ‘비트코인 ETF’처럼 간주되며, 실제로 BTC 가격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세일러는 “MSTR 주주들은 1.5~2배의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이 전략은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신념을 전제로 한다. BTC 가격이 장기간 하락할 경우, 자산가치 하락과 주가 급락이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 수 있고, 이로 인해 전략이 흔들릴 위험도 존재한다.
MSTR의 레버리지 전략 (출처: MSTR IR자료)
하지만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에 대비한 재무적 위험 관리도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전체 비트코인 보유 가치 대비 레버리지 비율을 20~30%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2025년 2월 기준 실제 레버리지는 약 15%로 비교적 보수적인 수준이다. 전체 부채는 약 62억 달러, 우선주는 약 7억 3천만 달러이며, 이들을 합친 자금 조달 총액은 시가총액 대비 8%에 불과하다.
비트코인 가격이 평단 아래로 떨어지면?
2025년 기준,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약 528,000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매입가는 약 67,000달러로 추정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며 장부상 손실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는 회계적 기준에 따른 미실현 손실일 뿐 실질적인 위기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주가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회사가 비트코인을 매도해야 할 직접적인 압박에 처한 상황은 아닌 것이다.
MSTR의 재무 건전성 (출처: MSTR IR자료)
가장 핵심적인 점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부채 대부분이 비트코인을 담보로 하지 않은 장기 전환사채로 구성돼 있으며, 상환 구조 역시 안정적 수준이라는 것이다.
전체 62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중 절반에 해당하는 30억 달러는 2029년 만기로 이자율이 0%이며, 나머지 채권들도 평균 고정 이자율이 연 0.557%에 불과해 자본 조달 비용이 매우 낮다. 특히 2027년 만기였던 10.5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는 이미 보통주로 전환되어, 단기 채무 상환 압력이나 마진콜 우려는 사실상 해소된 상태다.
전환사채는 주가 상승 시 투자자가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이기에 지분 희석 우려가 존재한다. 그러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보유량이 주식 희석 속도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은 없다고 주장한다. 세일러는 이를 ‘지능적인 레버리지(Intelligent Leverage)’라고 정의하며, 비트코인 상승기에는 주가가 이를 뛰어넘는 레버리지 수익률을 보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비트코인, MSTR 가격 퍼포먼스 비교 (출처: 트레이딩 뷰)
MSTR과 여러 자산군 비교 (출처: Strategy.com)
실제로 마이클 세일러는 최근 인터뷰에서 “BTC가 98% 폭락해도 스트래티지는 청산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회사의 구조적 안정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총부채는 30억 달러에 불과하며 대부분 무담보 상태로 만기까지 4년 이상 남아 있다. 반면 비트코인 보유 자산은 450억~500억 달러에 달해 레버리지 비율은 약 15:1”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단기적인 BTC 가격 하락이 주가에 일시적 충격을 줄 수는 있어도, 강제 매도나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주기영 대표 역시 “비트코인의 장기 보유자 평균 원가는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하회한 적이 없다”고 언급하며,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장기 보유 전략과 재무 건전성이 높은 신뢰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월 기준으로 회사의 비트코인 시가 총액은 약 460억 달러, 총 부채는 약 80억 달러이며, 이론상 청산 가격은 약 16,500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재무 구조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쉽게 흔들릴 만큼 취약하지 않다. 비트코인 가격이 평균 매입가를 하회한다고 해서 곧바로 청산 압력에 직면하는 것은 아니며, 회사는 우선주 발행, 주식 공모 등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 유동성 위기도 제한적이다.
물론 비트코인 가격이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예: 1만 달러대)에서 장기간 머무를 경우에는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거나 일부 전환사채가 현금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재 자산 대비 부채 구조는 견실하고, 경영진의 확고한 신념과 전략적 자산 운용 역량은 단기 하락 국면에서도 충분한 방어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전략의 지속 가능성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이 아닌, 비트코인의 장기 방향성에 달려 있다.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이 독특한 레버리지 기반 모델은 강력한 수익 창출 구조로 작용하며 전략의 정당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최근 SEC 공시 관련 이슈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5년 1분기에만 약 77억 달러를 조달하며 BTC 보유량을 52만 개 이상으로 늘려 단일 기업 기준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나, 최근 SEC 공시에서 언급된 리스크 항목으로 인해 논란이 제기됐다.
2025년 4월, 회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중간기 실적을 공시하며 Form 8-K 문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비트코인 평가손실 약 59억 달러가 반영됐으며, 자금 확보에 실패할 경우 부채 및 배당 지급을 위해 비트코인 일부를 매도할 수 있다는 리스크 항목이 포함돼 있었다.
Form 8-K 문서와 평가손익 변화 (출처: Form 8-K)
이 공시는 일부 미디어와 투자자 사이에서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으로 해석되며 시장에 FUD(공포, 불확실성, 의심)를 불러왔다. 그러나 실제로 공시 내용은 ‘매도 계획’이 아닌 ‘가능한 리스크’에 불과하며, 동일한 공시에는 4월 첫 주 동안 BTC를 매수하거나 매도하지 않았고, 신주 발행도 없었다고 명시돼 있었다.
세일러는 이전에도 “비트코인을 매도할 이유는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으며, 회사는 BTC를 장기 보유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다. 또, 주식 발행이나 부채 재조정 등 다른 유동성 확보 수단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팔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결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모든 전략은 하나의 전제 위에 서 있다 — 바로 “시간이 지나면 비트코인은 오른다”는 믿음이다. 세일러의 비트코인 중심 전략은 고위험 구조이지만, 지금까지는 주가 상승과 BTC 보유량 확대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부채가 장기·무담보 전환사채로 구성돼 있어,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나 강제 청산 리스크는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SEC 공시에 언급된 ‘매도 가능성’ 항목 역시 실제 계획이 아닌 회계상 리스크 고지에 불과하며, 세일러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핵심 장기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다. 회사는 자금 조달 능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신주 발행이나 전환사채를 통해 자산 확대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 변동성과 부채 구조에 따른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믿음이 끝까지 정당화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